오방색, 동양의 사상체계를 담다

태고적부터 인간은 거대한 자연 앞에서 힘없는 존재였다.
카오스, 즉 무질서의 세계는 두려움의 공간이고 질서의 세계인 코스모스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 평화를 예견한다. 그래서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삶은 안전을 담보한다. 오방색은 우주와 인간의 질서를 상징한다.

음양오행 사상은 고대의 동양에서 우주에 대한 인식과 사상을 정립한 원리이다.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음과 양에 의해 생겨나고 소멸한다.

또한 하늘의 별을 볼 때 항상 제자리를 지키는 항성恒星보다 일정한 괘도 없이 떠도는 별인 행성行星의 신비로움이 인간의 길흉화복에 관여할 것이란 믿음을 가졌다.

그래서 해와 달의 음양과 5개의 행성,즉 목성·화성·수성·토성·금성·수성을 우주관의 기본으로 삼았다.지구의 구성요소인 나무木·불火·물水·흙土·쇠金의 5원소가 상호 작용함에 따라 자연과 인간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전통적인 색채의식은 기원전 1세기 경 전한前漢시대에
 음양오행 사상으로 전개되어 왔다.

오방색은 음양오행 사상에 따른 방위와 상징을 나타낸다.

동방東方은 태양이 솟는 곳으로 나무가 많아 항상 푸르기 때문에 청색을
의미하고 봄을 의미하며 탄생하는 곳으로 양기가 강하다.

서방西方은 쇠가 많다고 생각하고 쇠의 색깔을 희게 보아 백색으로 표현하였고,
가을을 의미하며 해가 지는 곳으로 음기가 강하다.

남방南方은 언제나 해가 강렬해 적색이고 만물이 무성하여 양기가 왕성한 곳으로 여름을 의미한다.
북방北方은 깊은 골이 있어 물이 있다고 여겨 이를 검게 보아 흑색으로 표현하였고 겨울을 의미한다.
중앙中央은 땅의 중심으로 해와 가장 가까운 곳이라 여겨 광명을 상징하는 황색으로 표현하였다.

 

 


오방색, 동양의 사상체계를 담다
음양오행의 상징적 원리는 색깔뿐만이 아니라 신체와 감정, 계절, 맛, 소리에도 적용했다. 그 원리로서 한의학의 기본이 마련되었고, 음악의 체계가 수립되었고, 한글의 창제가 가능했으며 한양의 도시설계에도 적용되었다.
 


오래전 동양에서는 신분의 높낮이를 오방색 옷으로 적용해왔다.
우주의 중심을 상징하는 황색은 황제의 색이다. 조선의 국왕들은 고구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적색 곤룡포를 입었다.
시대에 따라 약간씩 다른 면모를 보이긴 하지만, 관직에서도 품계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여
위계질서를 잡고자 했다.

신분을 색으로 상징하다

오행의 각 기운과 연결된
청·적·황·백·흑의 다섯 가지 순수한
기본색인 오방색은
오정색五正色,
오색五色,
오채五彩라고도 하였다.

오방색 사이에 위치하는 중간색이
오간색五間色이다.

서방金과 동방木 사이에는
벽색碧色,
동방木과 중앙土 사이에는
녹색綠色,
남방火과 서방金 사이에는
홍색紅色,
남방火과 북방水 사이에는
자색紫色,
북방水과 중앙土 사이에는
유황색硫黃色이 놓인다.

 


조선에서는 당상관인 정1품에서 3품까지는 적색을, 당하관은 청색을, 품계가 낮은 7품에서 9품은 녹색 관복을 입었다. 여성의 예복인 원삼은 황후가 황원삼을, 왕비는 홍원삼을, 비빈은 적원삼을 입었고, 공주나 사대부 집안 부인들은 녹색원삼으로 신분을 과시했다. 민간의 평상복으로 이러한 색깔의 옷을 금지한 사연은 염색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경제성에도 원인이 있겠으나 색깔로써 신분질서를 정립할 필요성이 우선하였던 셈이다. 단지 혼례 때만 고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옷을 허용했다.


 

생활과 문화 속으로 뿌리내리다

오방색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저세상으로 떠날 때까지 삶의 여러 영역에 관여해왔다. 아기가 태어난 지 21일 되는 삼칠일이나 백일에는 백설기를 먹는다. 중요한 행사에 등장하는 백설기는 백색이 신성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적색은 벽사의 의미로 활용되었다. 인간을 해코지하는 귀신은 언제나 음기가 서린 곳을 좋아한다. 양의 색깔인 적색은 액을 면하게 해준다. 동짓날 집안 여기저기에 팥죽을 뿌리는 것도 악귀를 물리치기 위함이다. 아기가 태어난 집에서 두르는 금줄과 간장항아리에 담구는 고추 또한 적색이 가진 주술의 위력을 보여준다. 혼례식에서 신부의 얼굴에 연지 곤지를 바르는 것도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함이다.


상가喪家에서 전문적으로 울음을 파는 곡비哭婢는 반드시 손톱을 빨갛게 물들였고, 여름날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는 풍습도 벽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오래전 동양에서는 신분의 높낮이를 오방색 옷으로 적용해왔다. 우주의 중심을 상징하는 황색은 황제의 색이다. 조선의 국왕들은 고구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적색 곤룡포를 입었다. 시대에 따라 약간씩 다른 면모를 보이긴 하지만, 관직에서도 품계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여 위계질서를 잡고자 했다.

생활과 문화 속으로 뿌리내리다

오방색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저세상으로 떠날 때까지 삶의 여러 영역에 관여해왔다. 아기가 태어난 지 21일 되는 삼칠일이나 백일에는 백설기를 먹는다. 중요한 행사에 등장하는 백설기는 백색이 신성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적색은 벽사의 의미로 활용되었다. 인간을 해코지하는 귀신은 언제나 음기가 서린 곳을 좋아한다. 양의 색깔인 적색은 액을 면하게 해준다. 동짓날 집안 여기저기에 팥죽을 뿌리는 것도 악귀를 물리치기 위함이다. 아기가 태어난 집에서 두르는 금줄과 간장항아리에 담구는 고추 또한 적색이 가진 주술의 위력을 보여준다. 혼례식에서 신부의 얼굴에 연지 곤지를 바르는 것도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함이다. 상가喪家에서 전문적으로 울음을 파는 곡비哭婢는 반드시 손톱을 빨갛게 물들였고, 여름날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는 풍습도 벽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적색으로 그린 부적은 주사朱砂에 황성분이 있어 살균이나 해독작용을 하는 측면도 있다.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빨간 내복을 선물하는 것도 이러한 색채의 벽사 기능이 이어져온 풍습이다.
청화백자나 청백리淸白吏에서 보듯이 청색과 백색을 지향하는 우리 민족의 의식 또한 오방색이 갖는 의미와 상징에 연유한 경우라 하겠다.

옛 사람들은 우주를 관장하는 제왕 밑에 각 방위를 수호하는 신령스러운 동물이 있다고 보았다. 고구려 석실 무덤의 동방에는 청룡, 서방에는 백호, 남방에는 주작, 북방에는 현무의 사신도나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좌청룡·우백호 또한 오방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궁궐이나 사찰, 사당 건물의 단청 또한 오방색을 기본으로 삼는다. 단청은 건축물의 주재료인 나무를 보호하는 물리적인 목적과 건축물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한 정신적인 목적이 결합된 형태이다.

 

 

자연에서 색깔을 빌려오다
오방색의 5가지 색깔은 전통적으로 자연의 산물인 식물이나 동물, 광물로 만들어 썼다. 동쪽에 해당하는 청색은 석청石靑이나 군청群靑과 같은 광물질이나 쪽풀藍에서 얻는다. 서쪽에 해당하는 백색은 고령토나 백악과 같은 흙성분의 광물질이나 조개껍질로 만든다. 동양화에서 사용하는 백색은 대부분 합분蛤粉인데 이것은 무명조개나 굴 수컷 껍질을 약한 불에 구운 후 미세하게 갈아서 만든 것이다.

 

 

중앙에 해당하는 황색의 광물성 안료로 대표적인 것이 석황石黃이다. 식물성으로는 해등나무 껍질에 구멍을 내어 흘러내린 즙을 굳힌 등황藤黃과 방충성이 있어 책표지에도 사용한 황벽黃蘗이 있다. 선명한 색을 내는 치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남쪽에 해당하는 적색은 광물질인 주사朱砂가 대표적인데 그림은 물론 칠기나 부적, 도장을 찍는 인주, 약재 등에도 사용했다. 홍화나 풀의 일종인 꼭두서니로 만들기도 했다.

 

 

북쪽에 해당하는 흑색은 주로 소나무 그을음에 아교를 섞어 만든 먹이 대표 격이다. 광물질로 흑석지가 있고 약용식물인 통초通草를 태워 만든 통초회도 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의 색채의식

시대의 변화에 따라 나라마다 색채관이 변하기 마련이지만, 중국에서 발생한 음양오행과 오방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명하게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건축과 의복 등 생활색채의 활용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황실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던 황색 대신 적색을 선택했다. 적색은 황색 다음으로 고귀한 색이다.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中華思想에서 비롯된 자기중심적 색채관은 자연스럽게 강렬한 적색에 집중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적색은 즐거움이고 명절의 색이다. 그리고 행운과 돈을 부르는 색으로 사랑받는다.
한편, 백색은 애도의 색이며 흑색은 상처의 색이자 악의 상징색이다. 중국은 오방색의 종주국이지만 격동의 근세와 사회주의 정치체제에서 전통의식이 상당부분 사라져 버렸다.

일본에서 오방색의 의미는 더욱 희박하다.
섬나라가 갖는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타 문화를 흡수하되 변형시키는 본능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모 씨름판 네 귀퉁이에 늘어뜨리는 색실타래 청방靑方·백방白方·적방赤方·흑방黑方은 오방색의 전통이 남아있는 사례이다. 일본의 색채는 화려하다. 그러나 장식품이나 상품에서와는 달리 거리나 사찰에서 보는 색은 우리보다 훨씬 단조롭고 무채색에 가깝다.

이는 스스로를 낮추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성에 기인한다. 논리적이고 배려심이 강한 일본인들의 가치관이 색채에 반영된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색채의 조화보다 오방색과 같이 색이 가진 고유의 상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태극문양에서 보듯 음양의 대비와 남녀, 임금과 신하, 스승과 제자 등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유교 전통이 오방색의 상징적 의미와 결합하였다. 유교사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러한 전통색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한국의 색을 세계화시키는 일이 우리들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오방신장  [ 五方神將]


오방신장은 다섯 방위(方位)를 관장하여 지키는 수호신으로 오방신(五方神), 오방장군(五方將軍)이라고도 한다.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의하면 중국 신화에서 오방신은 태호(太昊), 염제(炎帝), 소호(小昊), 정욱(諯頊), 황제(黃帝)라고 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동서남북의 4방위에 주작(朱雀), 현무(玄武), 백호(白虎), 청룡(靑龍)의 상징적인 동물과 색깔로 방위신을 표현했다. 불교에서 오방신은 사천왕(四天王)과 중앙의 신을 일컫는다. 사천왕은 수미산(須彌山)의 제석천(帝釋天)을 호위하는 신중(神衆)이다. 오방을 지키는 신장은 동방청제(東方靑帝), 서방백제(西方白帝), 남방적제(南方赤帝), 북방흑제(北方黑帝), 중앙황제(中央黃帝)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유래

오방신의 유래는 오래되어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방위와 신관념, 방위와 색깔, 방위와 동물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문화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의하면 중국 신화에서 오방신은 태호(太昊), 염제(炎帝), 소호(小昊), 정욱(諯頊), 황제(黃帝)라고 하였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따르면 방위신은 동서남북의 4방위에 주작(朱雀), 현무(玄武), 백호(白虎), 청룡(靑龍)의 상징적인 동물과 색깔로 표현하였다. 불교에서 오방신은 사천왕(四天王)과 중앙의 신을 일컫는다. 사천왕(四天王)은 수미산(須彌山)의 제석천(帝釋天)을 호위하는 신중(神衆)이다.

도교에도 오방신이 있으며 오방신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12지신이 성행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신라시대에 12지신은 동물상으로 조각되어 괘릉과 김유신장군묘의 판석에서 보듯이 방위를 맞춰 돌아가며 장식되었다. 민간에 전승된 방위신은 오방신이 주류를 이루며 전승되어 왔다.

방위와 색깔을 결부시킨 사상은 음양오행 사상에서 발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오방을 색깔과 오행에 대응하면 동(東)-청(靑)-목(木), 서(西)-백(白)-금(金), 남(南)-적(赤)-화(火), 북(北)-흑(黑)-수(水), 중(中)-황(黃)-토(土)이다. 오방을 지키는 신장은 동방청제(東方靑帝), 서방백제(西方白帝), 남방적제(南方赤帝), 북방흑제(北方黑帝), 중앙황제(中央黃帝)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내용

오방신장이 구체적으로 표현된 사례는 처용무(處容舞)다. 『악학궤범(樂學軌範)』을 보면 다섯 처용이 춤추는 군무 형태를 보이면서 오방처용이 나타나 오방의 잡귀잡신을 물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삼국유사(三國遺事)』 「망해사처용랑조(望海寺處容郞條)」에는 오방처용에 대한 기록이 없으며, 성현(成俔, 1439~1504)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도 처용무는 원래 한 사람이 흑포사모(黑布紗帽)하고 추었다고 하였다.

무속에서의 오방신장은 처용무와 관련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중부 지방 굿거리인 신장거리에는 오방처용의 변형된 형태가 나타난다. 굿당에는 벽에 오방신장의 신상(神像)을 그린 무신도를 모신다. 여기서 오방신장의 복색은 방위에 따른 색깔의 장군복이며,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쥐고 있다. 굿청에서는 공수를 줄 때 오방신장이 청·황·흑·백·적 등 다섯 가지 색깔의 깃발을 뽑게 하여 축원해 준다.

붉은 깃발은 벽사(辟邪), 흰 깃발은 고귀(高貴), 검은 깃발은 사악(邪惡)을 각각 상징한다. 민간에서 출타할 때나 이사할 때 일진과 방위를 잡아 택일하는 것도 방위신의 양해를 구하는 속신(俗信)이며, 농촌에서 방위에 따라 대문을 내는 것도 방위신을 의식하여 재화(災禍)를 피하고 복록(福祿)을 기원하는 신앙 행위다.

오방신장의 변용 전승 형태로 오광대놀이도 있다. 고성오광대(固城五廣大)의 둘째 마당에 등장하는 인물들에서 중앙황제로서 주역인 원양반과 동방청제양반, 남방적제양반, 서방백제양반, 북방흑제양반이 등장하여 오방을 상징한다. 밀양 팔풍농악의 오방진굿도 오방신장신앙의 변용된 민간전승 굿놀음으로 볼 수 있다.


고려말 이색(李穡, 1328-1396)의 〈구나행(驅儺行)〉이라는 한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1구-14구)는 12지신과 진자들이 역귀를 쫓는 의식을 묘사하고 있고, 후반부(15구-28구)는 구나의식이 끝난 후 연희자들이 각종 잡희를 묘사하고 있다. 후반부에서 묘사한 각종 연희는 오방귀무(五方鬼舞), 사자무, 서역의 호인희, 처용무, 불토해내기, 줄타기, 칼삼키기, 인형극, 각종 동물로 분장한 가면희 등이다. 이 가운데 제일 처음 나오는 '오방귀무'는 이미 중국의 나례에서도 발견된다. 송나라 오자목(吳自牧)의 『몽량록(夢梁錄)』 권6 「제야(除夜)」 조에 보면, 나례의 구역신(驅疫神)으로 장군(將軍), 부사(符使), 판관(判官), 종규(鍾馗), 육정(六丁), 육갑(六甲), 신병(神兵), 조군(竈君), 토지(土地), 문호(門戶), 신위(神尉) 등의 신과 함께 오방귀사(五方鬼使)가 나온다.

중국과 한국의 나례에는 모두 오방귀가 보이는데, 특히 〈구나행〉에서는 후반부의 첫 구절인 15구에 오방귀의 춤이 설정되어 있다. 후반부는 각종 잡희를 연행하는 내용인데, 그 첫 부분에 오방귀무가 있는 것이다. 이 춤은 성현(成俔, 1439-1504)의 『악학궤범(樂學軌範)』에 나례에서 연행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의 오방처용무(五方處容舞)와 함께, 현존하는 가면극의 오방신장무(五方神將舞)과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구나행〉에서는 오방귀무가 잡희의 첫부분에 설정되어 있으면서, 잡귀를 쫓고 놀이판을 정화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춤에 나오는 오방귀가 어떤 의상과 가면을 쓰고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서술이 없어 알 수 없으나, 『악학궤범』에 의하면 나례에서 오방처용이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청·적·황·백·흑색의 의상에 처용의 가면을 쓰고 사방의 잡귀를 물리치는 춤을 추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구나행〉의 오방귀도 각기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색의 의상과 가면을 쓰고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주오광대, 마산오광대, 가산오광대 등의 가면극에서 오방신장무가 가면극의 첫과장에 설정되어 있고, 동·남·중앙·서·북의 다섯 방위를 맡은 다섯 신장이 각 방위의 색을 나타내는 청·적·황·백·흑색의 가면과 의상을 착용하고 나와 춤을 추면서 사방의 잡귀를 쫓고 놀이판을 정화하는 의식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보자.

오방신장의 변용 전승 형태로 오광대놀이도 있다. 고성오광대의 둘째마당에 등장하는 인물들에서 중앙황제로서 주역인 원양반과 동방청제양반, 남방적제양반, 서방백제양반, 북방흑제양반이 등장하여 오방을 상징한다.

가산오광대에서 중앙황제장군은 중앙을 담당하고 황색의 탈과 의상을 착용하고, 벽사의 의식무를 추는 등장인물이다. 중앙황제장군은 다른 오방신장들과 함께 사방의 잡귀를 쫓고 놀이판을 정화하는 종교적 기원과 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어 영노과장에도 등장하여 영노가 다른 오방신장을 모두 잡아먹은 후에, 영노와 정체확인문답을 주고받는다. 황제장군이 "내가 양반인데 니가 양반도 잘 먹나?"라며 자기가 양반임을 밝힌다. 그러면 영노가 "흥! 양반은 더 맛이 있지"라고 하면서 황제장군을 잡아먹는다.

 

오방신장
오방신장

가산오광대

가산오광대에서 중앙황제장군 외에 남쪽을 상징하는 적색의 탈과 의상을 착용한 남방적제장군, 동쪽을 상징하는 청색의 탈과 의상을 착용한 동방청제장군, 북쪽을 상징하는 흑색의 탈과 의상을 착용하는 북방흑제장군, 서쪽을 상징하는 백색의 탈과 의상을 착용한 서방백제장군이 등장하여 벽사의 의식무를 춘다. 이 오방신장들은 사방의 잡귀를 쫓고 놀이판을 정화하는 종교적 기원과 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동시에 한다. 가산오광대에서는 오방신장이 서울에서 유람하러 내려온 양반으로 설정되어 있다.

가산오광대의 오방신장탈은 장판지나 마분지에 한지를 발라서 종이탈을 만들고 황색 바탕에 장군의 모습을 그렸다. 탈을 쓰면 검은 채색의 수염이 배꼽까지 내려온다. 코는 따로 만들어 붙이며 입은 뚫려 있다. 눈의 양끝에는 구멍을 뚫고 고무줄을 넣어서 귀 뒤로 넘겨 목에 걸친다. 눈초리가 치켜 올라가 있으며, 입은 역삼각형 모양이고 구멍이 뚫려 있다. 입술과 눈의 흰자위는 하얗게 칠했다. 콧수염과 턱수염이 있는데, 턱수염은 길게 세 갈래로 나 있다. 얼굴 크기는 수염이 가슴까지 내려오도록 길어서 사람 얼굴의 두 배이다. 머리 위에는 두건을 쓰고, 그 위에 탈과 같은 색깔의 패랭이를 쓴다. 패랭이에는 패랭이와 같은 색깔의 수술을 동서남북으로 한 개씩 모두 네 개를 꽂는다. (☞ 오방신장무과장 항목 참조)

오방영기


오방대제

5천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우리의 조상들은 많은 토착 신들을 섬겨왔다. 그 중에는 불교나 도교의 유입과 더불어 외래의 신들이 우리 조상들의 정서에 맞게 그 성격이 변형된 경우도 있고, 또 각 지역의 특유한 민속적 전통이나 토착신앙을 통해 창조되고 숭배된 신들도 있다. 여기에서 설명되고 있는 126신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신들을 총 망라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와 도교, 그리고 중국이나 인도의 신화에서 유래된 신들 뿐만 아니라, 고조선 이래 우리 역사의 왕조들에서 숭상되었던 신들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또한 주류 역사학자들에 의해 僞書라고 평가되고 있으나 비주류 역사학자들에 의해 ‘위대한 상고사’를 복원하기 위한 기본 자료로서 이용되고 있는 몇몇 책들에 등장하는 신적 존재들 역시 여기에서는 126신에 포함시켰다. 그것은 그 존재들이 비록 역사적 사실과 반드시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민족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역사적 상상력을 표현하고 있는 하나의 자료로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원과 계통을 가진 126신에 대한 설명을 하나의 방식으로 통일시키기는 매우 어려운 작업임에 틀림없지만, 여기서는 각 항목의 서술에는 개별 신의 특징들을 정확히 소개하기 위하여 각 신의 유래와 성격, 다른 신들과의 관계, 그리고 개별 신과 관련된 전설이나 전승의 소개 등의 내용을 공통적으로 포함시켰다. 따라서 126신에 대하여 전혀 문외한인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여기에 실린 내용은 그들에게 한국의 전통신에 대한 보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우주관

음양오행은 기본적으로 음과 양의 조화로 이루어진다. 방위를 상징하는 사신들은 음양의 원리에 의해서 파생되고 그 각각은 다음과 같은 상징 색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상은 왕궁의 조성이나 일반 건축 그리고 식생활과 의복에까지 우리의 생활 문화 전반에 넓게 퍼져있다.

한국인의 사상적 원형

음양오행은 지난 5,000년 간 한민족의 원형에 깊은 영향을 끼친 사상적 원형이다.

음양오행은,
- 생활사적으로는 우리의 관혼상제나, 민속·의복·주거·제례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 학문적으로도 인문지리인 동시에 자연과학이며 철학으로. 서양 학문이 가지고 있는 분리적 성격을 극복하고 있는 통합 학문이다.

음양오행은 한국적 우주관의 근원을 이루며 우리 민족의 사상적 원형의 바탕을 이룬다. 음양오행 사상은 음(
)과 양()의 소멸·성장·변화, 그리고 음양에서 파생된 오행(五行) 즉, 수()·화()·목()·금()·토()의 움직임으로 우주와 인간생활의 모든 현상과 생성소멸을 해석하는 사상이다.

음양오행 사상은 고분의 벽화, 비석의 귀부(
龜趺)·오경박사(五經博士)·역박사(易博士)·감은사지의 태극도형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인의 정신과 일상 생활에 깊이 자리해 있다.

오방색과 그 의미

음양오행 본문 이미지 1

 

오방색은 음양오행의 오행을 색으로 나타낸 것으로 목()은 청(), 금()은 백(), 화()는 적(), 수()는 흑(), 토()는 황()에 대응된다. 음양오행 사상에 따르면 흰색·황색·적색은 양()이고, 청색, 흑색은 음()이며, 각각의 색이 지닌 의미와 상징에 따라 오방신장·오방처용무·관복·오방낭자·오색실· 색동옷·오곡·단청·화문석 등 우리의 의·식·주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동 : 청색, 봄, 간장, 신맛, 기쁨, 인
서 : 백색, 가을, 코, 폐장, 매운맛, 분노, 의
남 : 적색, 여름, 심장, 쓴맛, 즐거움, 예
북 : 흑색, 겨울, 신장, 짠맛, 슬픔, 지
중 : 황색, 비장, 단맛, 욕심, 신

오방색과 오방대제

음양오행의 근본 원리는 음과 양에서 오행으로 확장되면서 이루어지며, 음양에 의해서 태어나며 모든 신의 어버이가 된다. 음양오행의 신은 오방대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사신으로 나타난다. 사신도는 동서남북의 방위를 나타내고 우주의 질서를 수호하는 상징적인 동물을 그린 그림이다. 사신을 상징하는 동물은 동쪽이 청룡(靑龍), 서쪽이 백호(白虎), 남쪽이 주작(朱雀), 북쪽이 뱀과 거북을 혼합하여 만든 상상의 동물인 현무(玄武)이다. 음양오행 사상에 기초한 천문·방위·색채관과 관련이 깊다.

 

오방대제의 기본구성

 

오방대제의 형상 관계

오방대제의 형상 관계 본문 이미지 1

 

▒ 동방청제
금산 : 산의 형태가 둥근 모양의 산
성격 : 화를 잘 내고 성격이 급하고 바람을 상징하며 게으르다.

▒ 서방백제
수산 : 능선의 진행이 마치 물이 굼이처 흐르는 상태
성격 : 심약하며 겨울을 상징하고 침울하다.

▒ 남방적제
화산 : 산의 형태가 마치 불꽃같이 뾰족뾰족한산
성격 : 호탕하고 정열적이다.

▒ 북방흑제 :
목산 : 산의 형태가 붓끝과 같이 뾰족한 산
성격 : 우울하며 침울하다.

 

 

 

이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