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벼락맞은 대추나무는 매우 길하다고 해서 인장의 소재로 인기가 많습니다. 왜 벼락맞은 채구나무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일까요?? 전통적으로 대추나무는 네가지 이득이 있다고 합니다. 심은 해에 바로 돈이 되는것, 한 그루에 많은 열매가 열리는 것, 나무 재질이 단단하여 방망이 홍두깨 절구공이 등등 쓸모가 많은 것, 귀신을 쫒은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대추나의 상징성은 그 무엇보다도 '붉은색'에 있습니다. 귀신은 붉은색을 싫어하는데 대추는 온통 붉은색이기 때문이죠. 대추는 열매뿐만 아니라 목심까지도 붉고 나무겉에 귀신이 질겁하는 가시들이 돋혔습니다.
여기에 벼락까지 맞은 대추나무는 하늘의 노여움까지 지니게 되었으니 귀신이 얼씬거릴 수 없다고 여겼던 것이죠 이것이 나아가 행운을 불러오는 상징물로 되었던 것입니다.
한편 벼락맞은 대추나무는 묘하게도 물 속에 가라앉습니다. 모든 나무는 물위에 드지만 이것만은 물에 잠기는 것이죠 이것이 벼락맞은 대추나무의 신비성을 더욱 강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도장을 새기고 판매하는 곳이 많을 텐데 왜 대추나무만 벼락을 맞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수요가 많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전국적으로 벽조목으로 만든 도장이나 요즘 시중에서 판매되는 악세사리를 포함하면 벼락을 맞은 대추나무는 품귀현상을 보여서 금값보다 더 비쌀 텐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벼락'의 확률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특정 물체에 맞을 확률이 1/50만 정도라 합니다. 이 확률조차도 정확치 않으니 벼락맞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보면 될 텐데... 집으로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벽조목'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높았습니다.
'뉴스'속에서도 벽조목에 대한 이야기가 아무런 정제과정없이 올라와 있었을 정도였고 그 내용속에는 '부적'과 다름없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벽조목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핸드폰 걸이와 같은 곳에도 이 벽조목이 사용되며 특히 수험생들에게 선물용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십장생. 달마. 봉황 등 행운을 주는 모양을 새겨넣은 도장에 이름을 알려주면 '사주풀이'를 통해서 이름을 새겨넣는데 인터넷의 한 옥션에서는 하루에도 수백개가 팔려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또 발견했습니다. 저처럼 불필요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호기심이 벽조목의 정체에 대해서 알게 해 주었습니다. 요즘 시중에 시판되는 '벽조목'은 '짝퉁 벽조목'이 많다는 것입니다.
벽조목도 짝퉁이라?... 대추나무에 고압의 전류를 흘려 보내서 인위적으로 벼락을 맞은 효과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순간적으로 대추나무는 짧은 순간 수 천 도까지 올라가는 열기로 인해서 나무가 가지고 있던 수분은 순식간에 증발되며 수축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나무는 속까지 검게 타며 아주 단단하게 변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벽조목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량만큼 벼락을 맞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벼락도 필요에 따라서(?) 맞을 수 있는 웃지못할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벼락맞을 확률만큼이나 힘든 '행운'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벼락공장'이 존재한다고 하니 이제 더이상 벼락맞을 궁리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의 '공급과 수요의 법칙'은 수요자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공급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공급을 야기 시키는 곳에 벼락공장이 '짝퉁 벽조목'을 생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벼락을 맞지 않아도 속이 새까맣게 타고 주눅든 서민들의 살림살이 속에 날벼락을 때리는 공장(?)이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으니 날벼락 맞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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