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집터를 지키는 상징동물인 소의 코뚜레

코뚜레부작은 터주(地神)가 새로 이사 온 사람에게 심술을 부려서 하는 일이 제대로 안되고 좋지 못한 일이 계속 생긴다고 믿어질 때 출입문 위에 걸어 두는데 힘센 황소의 것일 수록 효과가 크다고 한다. 소는 집터를 지키는 상징동물로서, 코뚜레를 꿴 소는 사람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으므로 터가 셀 때 이를 주술로 이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터주를 다스리기 위한 주술물로 사용

속담에 ‘터주에 놓고 조왕에 놓고 나면 아무 것도 없다’ 든가 ‘터주에 붙이고 조왕에 붙인다’, ’텃세부린다’ 등은 이에서 연유된 것으로 오늘날도 지역에 따라 터주자리, 터주항아리, 터주오쟁이(베 석자와 짚신 등을 넣어서 달아둠) 등이 전해지고 있는데, 코뚜레부작은 반대로 터주의 기를 꺾고 사람 뜻대로 터주를 다스리기 위한 주술물이다.

---------------------------------
며칠 전 집사람이 봉지에 무언가를 넣어 가져와서 슬그머니 장롱서랍을 열더니만 조심스레 넣어놓고선 조용히 밖을 나간다.
아침에 잠이 들깬 아득한 정신이라 한참을 누워있다 집사람이 무언가를 넣고 간 장롱서랍을 열어본다. 뭐가 그리 대단한(?) 물건인지 장롱의 속옷을 모두 꺼내고야 볼 수 있었다.

"어? 이게 뭐야? "
그 물건이란 게 오래 전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 때 소를 끌고 다니기 위해 소의 코에 끼웠던 코뚜레였다.
"이걸 어디다 쓴다고 가져왔지? 요즘 이 꼬뚜레는 구경하기도 힘들텐데…."

사실 요즘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 코뚜레다. 세상이 워낙 좋아지다 보니 어지간한 밭일(?)은 농기계가 모두 하고 소를 키우는 건 일을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식용(?)을 위한 것이다. 소를 농사일을 위해 맘껏 부리려고 코에 끼우는 코뚜레는 그냥 그렇게 잊혀져 가는 물건이 되고 만 것이다.

제 아무리 엄청난 힘을 가진 황소라 해도 소의 가장 연약한(?) 부위인 코에 구멍을 뚫어 끼워 놓았으니 당기면 당기는 대로 끌려오지 않을 재간이 없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코뚜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옛날 장난기 많던 중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하루는 점심시간에 교실 한구석에 앉아 잡지책(?)을 꺼내놓고 친구들과 키득거리며 독서(?)에 열중하고 있었다. 친구 한 놈이 다가오더니만 내기를 하자는 것이다.

"내가 머리카락 하나로 너 데리고 다닐 수 있다 한번 해볼래? 못하면 오늘 쫄면하고 순대 내가 낸다!"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옆 친구들이 해보라고 난리다. 워낙 필자도 장난을 좋아한터라 "그래 까짓것 한번 해봐라" 하며 떡 버티고 서니 친구놈은 배시시 웃으며 윗도리를 벗으라는 것이다

그러고는 친구놈이 머리카락을 하나 뽑아 내 젖꼭지에 묶는 게 아닌가. 그러고선 머리카락을 당기니 나도 모르게 "아야…아…아…야 그만해라" 하며 막 끌려갔다.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본 친구놈들은 배를 잡고 바닥에 뒹굴며 웃고 난리가 났다. 그 때 그 기억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소도 그런 고통(?) 때문에 움직이는 것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집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이거 뭐할라꼬 장롱속에 숨겨 놨노? "하며 보란 듯이 방바닥에 코뚜레를 툭 던졌다.

"미쳤나? 이기 얼마짜린데 던지고 난리고? "
"이런 것도 사나? 얼마 줬는데? "
"몰라도 된다. 암튼 이거 방문 천정에 걸어 놓으면 집안에 재수가 있고 좋단다. 자기야 빨리 걸어놓자."
"그래. 얼마줬노? "
"아무 얘기하기 없기다."
"그래. 아무 얘기 안 할게. 도대체 얼만데."
"10만원"
"미치겠네."

너무 어이가 없어 한참 말없이 앉아 있다 가만 생각을 해보니 다른 집에 다니다 방안에 걸려있던 코뚜레를 본 적이 있긴 있는 것 같다. 다른 집에도 간혹 걸려 있는 걸 보면 재수가 있긴 있는 모양인데….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안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