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민간풍속
의미 ; 벽사, 수호, 호신
연대 ; 미 상
출처/저자  ; 김민기(민속학자, 화가) 채록
내용

호랑이의 혼이 깃든 호박

호랑이는 사람과 달라 눈에서 밤에 전등처럼 불빛이 나온다고 한다. 한눈으로 빛을 내어 사물에 빛추고 한눈으로 이를 인식한다고 하는데, 어느 사냥꾼이 밤중에 산길을 걷다가 이 빛을 보고 화살을 쏘아 떨어 트렸는데 날이 새어 화살을 찾아보니 누런 보석 같은 것이 박혀 있었다 한다(오늘날 한복 마고자 단추로 쓰이는 이 호박에 호랑이 정백(精魄)이 들어있다 하여 호백이라 하였는데 음이 변하여 호박이라 속칭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호랑이의 혼이 들어있는 옥이라 하여 호박이라 부르게 되었고, 이를 달고 다니면 악귀들이 무서워 달아난다 한다. 이를 갈아서 치료재로 쓰면 사귀가 놀라 달아나게 되며 환자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본초견에 기록되어 있다.

호랑이 코를 출입문 위에 부작으로 걸어두면 '관직이 높은 귀한 자식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하는데 이는 옛사람들이 태교를 위한 방편으로 호랑이, 표범 등의 용맹스런 뜻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벽사, 수호의 신, 호랑이

가산의 풍속도에는 호랑이 털가죽을 가마에 덮어 시집으로 들어가는 신부의 모습이 보인다. 서울민속박물관에도 호랑이 무늬를 넣어 짠 털잠요를 덮은 시누가마가 전시되어 있다. 새 사람이 들어와 3년 안에 궂은 일이 없고 좋은 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며느리가 액을 물고 온 것이 아닌 복덩이로 환대를 받는다. 호랑이는 여기서도 악귀, 병귀, 사귀를 물리치는 벽사, 수호신이자 또 호신부가 된다.

호랑이는 뼈, 이빨, 발톱, 수염 모든 부분이 약이며 또 부작으로 쓰였고 악몽에 시달려 백약이 무효인 때는 호랑이 해골을 베게로 하고 자면 특효라 하였다. 호랑이 부작은 삼재를 ?고 자손창성을 도우며 업장을 소멸케 하고 벼슬길을 재촉하며 승진을 돕는다. 왕릉의 돌호랑이는 죽은 자의 간을 망량 귀신으로부터 보호한다. 호랑이는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그 형상을 만들거나 그려도 같은 효과가 있다 하였다.